Reclining Female Nude
Domenico Tintoretto
early 17th century Black and white chalk on blue paper. Metropolitan Museum of Art
Domenico Tintoretto — Reclining Female Nude (early 17th century)
Black and white chalk on blue paper. · 소장: Metropolitan Museum of Art · 원본

푸른 종이 위에서 누운 인물의 몸이 어둠과 빛 사이로 서서히 떠오르는 듯하지 않은가? 도메니코 틴토레토(Domenico Tintoretto)의 누운 여성 누드(Reclining Female Nude)는 17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드로잉으로, 베네치아 화가 틴토레토 가문이 이어 온 인체 관찰과 명암의 감각을 보여 준다. 검은색과 흰색 분필만을 사용했지만, 중간 톤을 지닌 청색 종이가 이미 그림자의 바탕이 되어 화면에는 예상보다 깊은 공간감이 생긴다. 작가는 검은 분필로 몸의 윤곽과 굴곡을 정리하고, 흰 분필을 어깨·가슴·팔·다리의 빛받는 면에 얹어 피부의 부피를 드러낸다. 그래서 이 작품의 핵심은 세밀한 묘사보다, 제한된 색채가 빚어내는 빛의 흐름을 따라 시선이 인체를 더듬게 한다는 데 있다. 이는 색채와 감각적 분위기, 유연한 명암을 중시한 베네치아 르네상스의 중요한 특질과 맞닿아 있으며, 회화뿐 아니라 드로잉에서도 빛이 형태를 조직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