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in the Style of Ni Zan
Attributed to Dong Qichang (Chinese, 1555–1636)
Attributed to Dong Qichang (Chinese, 1555–1636) — Landscape in the Style of Ni Zan (Ming dynasty (1368-1644) or Qing dynasty (1644-1911))
Folding fan mounted as an album leaf; ink on gold paper · 소장: Art Institute of Chicago · 원본

董其昌(동기창)의 예찬(倪瓚) 화풍 산수도에 대한 한국어 감상 자료를 작성한다.
동기창, 예찬의 화풍을 빌려 그린 부채 산수
동기창(董其昌, 1555–1636)은 명대 후기 최고의 문인화가이자 이론가로, 남북종론(南北宗論)을 통해 문인화의 계보를 체계화한 인물이다. 그는 예찬(倪瓚, 1301–1374)을 비롯한 원말 사대가를 남종화의 정통으로 추앙했으며, 스스로도 옛 대가의 화법을 학습하고 재해석하는 방작(仿作) 전통을 실천했다. 이 작품 역시 예찬의 화풍을 빌려 그린 것으로, 부채를 접이식 화첩에 붙여 감상하도록 꾸며졌다.
구도는 예찬 특유의 일하양안(一河兩岸, 강 하나에 양쪽 언덕) 구도를 계승해 근경의 성근 나무와 원경의 낮은 산을 여백의 강으로 갈라놓았다. 금지(金紙, 금박 입힌 종이) 위에 먹만으로 그려 화려한 재료와 절제된 색채가 대비를 이루며, 마른 붓의 갈필(渴筆)로 쌓아 올린 준법은 예찬 특유의 담백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재현한다.
이 작품은 남종화론이 표방한 '전통의 계승을 통한 자기표현'이라는 이념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동기창에게 방작이란 단순 모방이 아니라 옛 대가의 정신을 빌려 자신의 필의(筆意)를 드러내는 창작 행위였다. > "그림은 마땅히 형사(形似)를 구하지 않고 기운(氣韻)을 구해야 한다"는 그의 화론처럼, 이 부채그림은 예찬의 형식을 빌리되 동기창 자신의 필묵 감각을 새겨 넣은 결과물이다. 이러한 방작 실천은 이후 청대 사왕(四王) 화파를 비롯한 정통파 문인화 전체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다는 점에서, 중국 회화사에서 각별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