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dipus and the Sphinx
Gustave Moreau
Gustave Moreau — Oedipus and the Sphinx (1864)
Oil on canvas · 소장: Metropolitan Museum of Art · 원본

귀스타브 모로(Gustave Moreau),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19세기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모로(1826–1898)는 아카데미즘의 정교한 소묘력을 바탕으로 하되, 신화와 성서의 서사를 관능적이고 신비로운 이미지로 재구성한 화가다. 파리 태생으로 국립미술학교에서 수학했으며, 1864년 살롱전에 출품한 이 작품은 그에게 첫 대중적 성공을 안겨준 대표작이다. 소재는 그리스 신화 속 테베로 가던 길목에서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와 마주한 오이디푸스의 순간이다.
화면 구도는 좁은 협곡 사이,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가 거의 밀착한 채 시선을 교환하는 수직적 긴장으로 짜여 있다. 스핑크스는 여성의 얼굴에 사자의 몸, 독수리의 날개를 지닌 혼종으로 그의 가슴에 발톱을 박은 채 매달려 있어, 지적 대결이 곧 육체적·에로틱한 접촉으로 전이된다. 보석처럼 세밀한 표면 처리, 어둡게 가라앉은 배경과 인물의 밝은 살빛이 이루는 대비는 모로 특유의 정밀하고 장식적인 붓질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상징주의 회화가 인상주의의 외광 묘사를 거부하고 내면의 신화·꿈·에로티시즘으로 회귀한 지점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여성을 위험하고 파괴적인 유혹자(팜파탈)로 형상화한 이 도상은 이후 오딜롱 르동, 귀스타브 클림트 등으로 이어지는 세기말 상징주의 미학의 시금석이 되었다.
"나는 눈에 보이는 것을 믿지 않는다. 나는 오직 내가 느끼는 것만을 믿는다." — 모로의 예술관을 압축한 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