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life with bronze vessels and flowering plants

Still life with bronze vessels and flowering plants

Jang Seung-eop (sobriquet: Owon)

1894 Ten-panel folding screen; ink on paper Metropolitan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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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 Seung-eop (sobriquet: Owon) — Still life with bronze vessels and flowering plants (1894)

Ten-panel folding screen; ink on paper · 소장: Metropolitan Museum of Art · 원본

artwork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 1843–1897)은 조선 말기를 대표하는 화가로, 도화서 출신이 아닌 비천한 신분에서 출발해 스스로 화업을 익힌 것으로 전해진다. 안견(安堅), 김홍도(金弘道)와 더불어 조선 3대 화가로 꼽히며, 특히 화조·기명절지(器皿折枝) 화목에서 독보적 기량을 보였다. 이 열 폭 병풍은 1894년 무렵 제작된 것으로, 청동기(靑銅器)와 화훼를 소재로 한 그의 만년 화풍을 보여준다.

감상 포인트로는 우선 각 폭마다 배치된 고동기(古董器)와 화훼의 대비 구도를 들 수 있다. 묵중한 청동 그릇의 금석기(金石氣) 있는 필선과, 그 곁에 놓인 꽃가지의 유려한 곡선이 강한 시각적 긴장을 이룬다. 수묵의 농담(濃淡) 조절만으로 청동의 질감과 화훼의 생동감을 동시에 구현한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 "필묵이 거침없되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후대 평은 이러한 자유분방하면서도 절제된 운필을 가리킨다.

미술사적 의의로 볼 때, 이 작품은 조선 말기 기명절지화라는 화목의 전형을 보여준다. 기명절지화는 중국 청대 금석학 유행의 영향을 받아 조선 후기에 정착한 장르로, 장승업은 이를 문인화적 격조와 결합해 독자적 경지로 끌어올렸다. 그의 거침없는 필치와 즉흥적 구성은 이후 안중식(安中植)·조석진(趙錫晉) 등 근대 화단으로 이어지는 화맥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조선 회화가 근대로 전환하는 길목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